식약청 `기능성 심사` 업무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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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3월 31일 장업신문 박지향 기자 )

인력부족으로 대기품목만 5백여건…법정 심사기간 연장 불가피 

식약청에서 담당하고 있는 ‘기능성화장품에 대한 안전성·유효성 심사’가 업무 폭주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심사일정이 잇따라 지연되자 화장품 업체들이 불평을 토로하고 나섰다. 

자외선차단제와 미백 기능성화장품 판매가 급증하는 3월과 4월에 해당 제품에 대한 집중적인 광고·홍보를 예정했던 업체들의 경우, 식약청의 계속된 서류심사 재연장 통고에 당황해하는 것은 물론 일부 업체들은 손해비용 청구 등을 운운하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는 상황. 

기능성화장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심창구·www.kfda.go.kr)의 화장품의약외품과는 지난 29일 현재, 업무 폭주로 인해 서류 접수 후 1차 처리기간인 60일내에 심사를 완료할 수 없어 재연장 통보가 불가피한 심사 대기 품목이 총 5백여개에 이른다고 밝혔다. 일부는 서류 보완 등을 이유로 심사 기간을 재연장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심사가 업무량 폭주로 인해 우선 접수 순위에 따라 심사 일정이 자연히 뒤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화장품의약외품과측은 “기능성화장품서류 심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최근 기능성화장품으로 서류심사를 받으려는 제품이 크게 늘어난데다 기존 인력이 4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어 업무 처리에 한계가 있다”며 현실을 감안해줄 것을 업체들에 바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실제로 화장품의약외품과는 2002년도에 7백75개를 지난해에는 1천17개의 기능성화장품 심사를 완료했는데, 올 1분기에만 벌써 지난해 심사건수의 59%에 달하는 6백여개의 기능성화장품 서류심사를 완료했다며 하소연했다.

식약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접수된 서류 중 5백여개가 올해로 이월됐음을 감안하면 현재의 조직과 인력으로 한해 동안 심사할 수 있는 기능성화장품 심사량은 8백개 정도가 적정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인력은 오히려 줄고 심사건수는 몇배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업체들의 경우 마케팅 계획이 무산됨에 따른 매출 하락 등을 감안할 때 식약청의 인력과 조직의 한계를 이해하는 입장만을 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 업체의 관계자는 “서류심사 일정을 감안해 마케팅 계획을 짜고, 미리미리 서류를 접수시켰는데 ‘부득이한 경우’로 처리돼 60일 재연장 통보를 받게 되면, 정작 성수기를 놓쳐 매출을 그대로 깎아먹는 형국”이라며 식약청의 업무처리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불만의 강도는 제조업체보다 수입업체들이 더 심각하다.

이번 일과 관련해 EUCCK의 화장품분과위원회는 소속 위원사들의 강력한 항의가 잇따르자 ‘식약청을 상대로 업무지연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한다며 고소 운운’하는 것은 물론 ‘기능성화장품 제도를 폐지하라’며 통상압력을 본격화한다는 태세다. 

이에 식약청은 기능성화장품심사제도를 개선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업무량 증가에 대비하지 못한 조직과 인력의 한계에 대한 비난을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산업 규모에 걸맞는 제도 지원을 위한 조직과 인력을 담아낼 ‘화장품과 신설’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