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프탈레이트' 성분 다시 논란 
================================
( 2005년 2월 28일 장업신문 )

환경단체, 대체성분사용 촉구…업계선 "인체무해" 주장

식약청은 "사전·사후관리강화" 밝혀
화장품 성분의 유해성 여부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논란거리다.

△ 2001년 소태반추출물로 만든 화장품에 대한 광우병 방생우려 제기 △ 2002년 11월 스웨덴에서 프탈레이트의 환경호르몬 가능성 △ 2003년에는 미백화장품이나 피부과 연고에 널리 쓰이진 '코직산'의 간암 유발 가능성 등 화장품 유해성 성분 유출에 대한 논란이 바로그것.

이어 최근 밸런타인데이를 등 향수 수요한 증가하는 시즌을 맞아 향수 성분의 유해성 여부를 둘러 싸고 업계와 환경단체가 또 다시 논란을 제기,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4일 파이낸셜 타임스(FT)지의 보도에 따르면 그린피스와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이 향수에 포함된 유해성분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향수업체에서는 이들 성분을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하며 당국은 이들 물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또한 그린피스는 인체에 쉽게 흡수되는 프탈레이트 성분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정자 파괴나 호흡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 주관으로 실시된 향수 성분조사 결과 이들이 분석한 36개 향수의 대부분에서 유해한 프탈레이트와 합성 사향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향수도 대부분이 포함돼 있어 국내 향수업계 또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프탈레이트가 가장 많이 검출된 화장품은 캘빈 클라인의 ‘이터너티 포 우먼’과 장폴 고티에의 ‘르 말르’였으며 합성 사향 성분이 많은 것은 카르티에의 ‘르 바이제르’, 바디샵의 ‘화이트 머스크’등. 

이와 관련 향수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에 사용된 '프탈레이트'는 과학적인 연구와 데이터를 통해 안전하다고 확인됐다. 이같은 결과는 FDA( 미국 식품의약품 안정청), EDP(환경 보호국), 캐나다 건강부, 유럽과 북미, 일본에서 프탈레이트에 대한 조사를 했으며,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허가를 받았다"라며 "프탈레이트는 또한 화장품 성분표 (CIR)에도 화중품에 사용이 가능한 안전한 성분이라고 검토되고 있는 성분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본사 그룹측에 답변을 요청한 결과 그린피스의 연구 결과에 나타난 프탈레이트나 합성사향 성분의 농도는 프랑스나 유럽연합(EU), 미국 등의 보건기구 허용치보다 낮다.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된다”고 답변에 대한 내용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세계야생생물기금의 유해물질 분야 책임자인 엘리자베스 솔터그린은 "소비자들은 화장품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그런 성분에 노출되는 만큼 누구도 이 기준이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재반박해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화장품의 경우 프탈레이트에 대한 기준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구성물질을 표시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에겐 어떤 경고도 없는 상태. 정부는 프탈레이트 사용금지 여부와 기준을 마현해 일상생활에 유독물질에 노출되어 위협받고 있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기업은 프탈레이트의 함유여부를 표시하고 화장품 제조의 품질관리와 공정개선을 통해 프탈레이트 없는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 

특히 번번히 화장품제조에 사용되는 것은 향수의 용매나 기타 화장품의 보조물질이나 광택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유럽 등에서 사용금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듯이 프탈레이트 저감 목표를 세우고, 프탈레이트 점진적 사용금지, PVC점진적 사용금지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시민환경연구소 유의선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어떠한 화장품의 프탈레이트 기준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구성물질 표시도 하지않고 있다. 현재 국내 유통중인 수입 화장품과 국산화장품에 대한 실태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 뒤 "프탈레이트 함유여부를 제품에 표시해야 하며, 유럽연합처럼 화장품에 프탈레이트 사용여부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궁극적으로 기업에서도 품질관리와 제조공정 개선을 통해 프탈레이트가 들어있지 않는 화장품을 제조·판매해야 하며 결국, 소비자들은 유명브랜드를 무조건으로 선호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감시를 통해 유해성 물질 여부를 조사하고 기업으로 하여금 유해성물질을 배제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식약청 관계자는 "전성분표시제로 가기전의 과도기적이 상태이며, 이미 2003년 8월 이후 화장품협회가 프탈레이트류의 자율규약으로 운영되고 있다. 식약청은 최근 잇따른 화장품 유해성분 논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환경단체 등과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해 소비자의 화장품 사용에 따른 불필요한 우려 등이 불식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며, 화장품 사전·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장품협회는 1998년부터 자율적으로 DEHP, DBP 등의 사용을 중지 또는 그 사용량을 감소시켜 왔으며, 2003년 8월 1일 이후 생산되는 프탈레이트 함유제품에 대해서는 모두 표시해야 하며 화장품용기에서 용출돼 프탈레이트가 검출될 수 있으므로 용기에 대한 관리도 실시해야 하는 등 프탈레이트류의 자율규약을 운영 중에 있다. 

● 프탈레이트란? 
프탈레이트는 합성 화학물질 그룹으로 PVC 제조와 화장품 제조, 목재가공 등에 사용된다. 프탈레이트의 대규모 소비는 PVC를 부드럽게 하는 가소제로 사용된다. 프탈레이트가 화장품 제조에 사용되는 경우는 유연성을 제공하고 다른 구성물질의 용해와 고정을 돕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번 조사를 실시한 시민환경연구소의 설명이다. 이밖에 프탈레이트는 향수의 용매로, 화장품과 기타 제품의 광택제로도 사용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DEHP·DBP·DEP·BBP 등 네 가지의 프탈레이트 종류가 추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