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사 무더기 도산 우려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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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5월 2일 데일리코스매틱 컬럼 기사 )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입화장품 값 인하와 관련된 병행 수입에 대해 가장 많은 경험을 한 사람 중에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995년 수차례의 정부관계부처 실무회의를 거쳐 병행수입에 대하여 기본적인 방침을 세우며 이어 3년 뒤인 1998년 1월 제10차 규제개혁추진회의에서 화장품병행수입을 허용하게 됐다. 
 
또한 이러한 규정은 “병행수입에 있어서의 불공정 거래 행위의 유형 제2조제3항” 에서 법적인 근거제도를 만들게 되었다. 이러한 병행수입은 다수인이 동일한 제품을 수입할 수 있게 하는 제도, 즉 독점요소인 제조증명서 (외국의 제조업자가 발행함) 제출을 수입요건에서 삭제하여 수입에 경쟁원리를 도입하는 것으로서 가격인하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후생증대에 중점을 두고 1999년 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시행하게 됐다. 

병행수입이 허용된 1999년 당시 많은 사람들이 병행수입을 시도하였으며, 실제로 국내 굴지 회사에서 에스티로더 제품을 병행수입하여 판매를 하였다. 필자가 에스티로더에 근무할 때 이러한 병행수입 회사의 담당자와 관련 공무원을 만나 병행수입에 대한 반대를 설득하기도 했다.
 
필자가 병행수입에 반대하며 뛰어 다녔지만, 실제로 그 당시 제3자(병행수입자)가 진정수입자의 수입 제품을 병행수입하는 절차의 마진구조가 회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많은 업체들이 병행수입을 포기해 사실상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지금도 유명 외국회사의 제품들이 20%에서 많게는 30%까지 싸게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카드깡 업체로부터 유포되고 있는 유명회사의 인터넷 판매가 실제로 병행수입자들에게 직격탄을 주게 돼 1999년부터 2000년 초까지 실제로 병행수입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병행수입의 근본 목적은 진정수입자가 수입하는 제품에 대하여 제3자인 병행수입자가 수입할 수 있도록 하여 제품의 가격을 인하함으로 소비자에게 정당한 구매의욕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취지였다.  
 
하지만, 1999년도에 경험한 바에 의하면  병행수입자가 수입하는 제품은 진정수입자가 수입하는 제품과는 달리 다양한 국가에서 재고로 남은 제품을 모아서 한국으로 수입하는 관계로 제조일자가 많이 지난 제품들이 발견되었다. 
 
이렇게 제조일자가 많이 지난 것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여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어, 오히려 국민보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게 되었다. 만일 제품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제품을 병행수입자들에게 구입하였다면, 그 제품들은 책임소재가 불분명하여 화장품을 관리하는 식약청에서는 병행수입 제품에 대한 관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소비자 Claim에 대하여 해당 제품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1999년 당시 수입절차에 있어서 병행수입자가, 수입하고자 하는 제품을 외국으로부터 직접 가지고 와서 진정수입자의 제품과 비교하여 동일함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증명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병행수입자는 국내 백화점에서 해당제품을 구입하여 국문라벨을 제거 한 후 병행수입자가 수입하려는 제품과 동일하다고 증명하였다. 
 
이것은 국민보건에 커다란 구멍이 될 수 있다.  현재 유명 외국회사의 경우 다국적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유명회사의 경우 동일한 제품을 미국, 유럽, 일본등지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화장품 성분에 대하여 Positive System을 시행하고 있어서, 화장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성분이 제한적이며, 배합금지와 배합한도가 지정된 성분들이 정해져 있다.  이러한 금지성분 및 배합한도 성분은 국민 보건상 危害하기 때문에 식약청에서 관리하는 성분들이다.
 
따라서 진정수입자들은 동일한 제품일지라도,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한국 규정에 따라 수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여, 일본에서 제조한 동일한 제품들을 수입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병행수입자는 실제로 진정수입자가 수입하지 못한  유럽제품들을 수입하여(한국규정에 맞지 않는...)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제품을 수입하여 국민 보건에 또한 커다란 구멍이 생기게 되었다. 

따라서 병행수입은, 실제로 청바지, 안경 등 피부에 직접 도포하지 않는, 또는 먹지 않는 공산품들에 대하여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약이나, 화장품등과 같이  제품의 안전성이 요구되는, 피부에 직접 도포하거나, 먹는 제품들에 대하여 병행수입하는 것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가격을 인하하여 소비자들에게 이득을 주는 것보다, 국민 보건에 해를 끼치는 요인이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병행수입은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국내 중소 화장품업계를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생각한다.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태평양이나, LG생활건강의 경우 상관이 없으나, 기타 업체들의 경우 화장품이 병행수입 허용된다면 많은 업체들이 도산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실제로 병행수입자의 가격인하에 대항하여 국내업체들도 가격을 인하한다면 제품개발 경쟁은 뒷전으로 밀리고 자칫 가격 경쟁만을 촉발하게 되어 저질제품의 대중화가 되지 않을까 심히 염려가 된다. 

따라서 고가 브랜드 제품의 가격 인하 효과보다는 국내화장품을 사용하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중저가의 외국제품을 사용하도록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중저가 시장의 국내화장품 산업 전반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국내업체들은 가격경쟁보다는 제품 개발경쟁에 한층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생각하며, 병행수입은 가격인하의 득보다는 실제로 소비자에게 해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않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