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화장품 규제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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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월 7일 화장품 신문 신년호 특집 기고 기사)

지난달 이태리의 한 업체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의 품질검사는 어떤 항목이 있느냐는 요지였습니다. 필자는 화장품기시법에 따라, 내용량, pH등에 대하여 기준을 답변하면서, 매 Lot No당 이러한 실험을 해야 한다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그 이태리의 담당이사는 깜짝 놀라면서 화장품에 대하여 그러한 항목을 하는 국가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과 Lot No별로 실험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하여 이해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화장품 업무를 약 19년 하고 있습니다. 제가 19년간 화장품업무를 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 규정이 너무 울타리를 높게 세워놓고 그 기준에 맞추어 규제를 하다 보니, 울타리를 세워놓은 당사자도 업무량이 너무 많아 매일 10시가 넘어 퇴근하여 상당히 피곤하고 힘들다는 것입니다.  물론 1990년대의 화장품 규제에 비하면 2000년대의 화장품 규제는 많이 완화되었다는 것을 오랜 경험을 비추어 볼 때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환경부의 재활용촉진법과 분리배출표시지침, 산자부의 품질경영및공산품안전관리법 등 기타 규정에서 더욱 규제가 심해져서 화장품에 대한 기업의 Business가 많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제 주위의 많은 제조업체 관계자 분들은 IMF보다 훨씬 체감 경기가 나빠져서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합니다. 지방에서 화장품 제조업을 하시는 어떤 사장님은 화장품 매출은 겨우 직원 월급 줄 정도 밖에는 않된다는 말씀을 하시고, 하지만, 자신의 부지에 공장을 설립하여 땅값이 3배 올라 그 땅값 상승으로 위안을 삼는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IMF가 일어났을 때, 그 당시 규제개혁위원회에서는 보건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규제를 대상으로 많은 부분을 개혁하였습니다. 화장품에 대한 규제 중, 정부가 (각 시도보건환경연구원) 직접, 수입되는 모든 화장품에 대하여 매번 품질검사를(재수입 포함) 시행 한 후 (처리기한 59일) 적합 한 제품에 대하여 봉인을 해제하고 비로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시도보건환경연구원의 품질검사가 폐지가 되었을 때, 그 당시 수입화장품은 모두 위조, 가짜 제품이 범람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판이었습니다.  국가에서 관리하던 품질검사를 식약청 인가업체에서 검사대행을 함으로서 품질검사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으며, 위조품 등은 거의 없었으며, 판매 수입업체들은 판매시기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1990년대 중반까지 당시 보건사회부에 화장품의 판매가는 수입가격의 2.8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2.8배가 다시 3.5배까지 허용되었다가, 규제개혁 차원에서 이를 폐지하였습니다. 그 당시 시도보건환경연구원의 품질검사 폐지와 화장품 판매가격의 규제폐지는, 제가 19년 동안 경험한 화장품 규제완화 중 가장 커다란 사안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러한 소비자가격은 시장경제의 논리에 맞추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판매가가 비싸면 소비자들이 사지 않을 것이고, 싸면 소비자들이 사는 것이고, 비싸더라도 품질이 우수하면 소비자들이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즉 태평양의 설화수가 외국 유명 화장품 가격보다 높은, 수 십만원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잘 팔리는 원리는, 외국회사 제품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판단하는 소비자들이 계속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가격은 2차 문제입니다. 물론 가격이 너무 높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지갑이 두둑한 사람들은 그 제품을 사용함으로서, 화장품 경기가 풀릴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은 다시 좋은 품질의 화장품을 개발하여 소비자에게 보답하는 것입니다. 

현재 화장품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적인 불황의 깊이는 어디까지 인지 알 수 없습니다. 1991년부터 2005년까지 승승장구하던 외국 화장품 매출이 부진에 빠지면서 제조회사의 매출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 A사와 L사의 경우 오히려 매출이 더욱 증대되고 있습니다만, 기타 화장품 제조업체, 수입업체 모두 부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업체의 위기에 더하여, 최근에는 몇가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로 많은 업체들이 제조 또는 수입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가지는 화장품의 양도, 양수 건입니다. 현 규정에서는 화장품의 양도, 양수건에 대하여 규정한 조항이 없습니다.  따라서 화장품의 양도, 양수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외국의 경우 수많은 기업들이 M&A로 합쳤다가, 분리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M&A를 통하여 기업을 더욱 키우기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룹에서 분리하여 모든 사업을 넘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모든 사업은 양도, 양수를 하여 합친 기업 또는 분리한 기업에 넘겨주어 계속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기업의 합병, 분리 등이 양도 양수를 통하여 자유롭게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기업을 합병하거나, 분리를 하는 경우 현 규정에서는 그러한 조항이 없다 하여 합병, 분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회사가 주식회사로 변경되는 경우 (주소, 대표자 모두 동일함에도 불구하고)에도 양도 양수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개인사업자가 받아 놓은 모든 화장품 관련서류에 대하여 주식회사로 변경하였을 때 모든 서류를 다시 외국 회사로부터 새로 받아서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기업합병과 기업 분리도 마찬가지로, 화장품의 경우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러한 양도, 양수를 인정하지 않아 기업도 불필요한 업무로 인하여 사업 공백이 생기며, 또한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또는 관련협회도 그 많은 서류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불필요한 행정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한국 OEM 회사가 외국 유수의 화장품회사에 대량으로 화장품을 납품하게 되는 경우, 다시 그 제품이 한국으로 역수입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그 제품의 경우 제조원은 한국이며, 한국의 제조업체가 되는 것입니다. 만일 예를 들어 한국콜마가 어렵게 따낸 OEM 주문 회사가 샤넬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정말 영업상 대단히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었으며, 기업입장에서는 대단한 성과를 올린 것입니다. 세계 유수의 OEM회사가 넘쳐나는데, 한국의 OEM업체가 샤넬 제품을 OEM 생산한다는 것은 우리 화장품업계에 커다란 사건입니다.  즉 우리나라 화장품 품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OEM으로 샤넬에 수출한 제품이 다시 역으로 샤넬 한국지사를 통하여 한국으로 수입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러한 현실에 막혀 실제로 외국의 유수한 브랜드에 납품하는 한국의 OEM업체들이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만일 이러한 문제점이 계속 지속된다면, 한국의 OEM업체들은 외국의 유명브랜드를 영원히 OEM 생산하지 못할 것입니다. 외국의 물류System은 모든 현지에서 생산한 화장품을 본사 물류창고에 입고한 후, 전세계적으로 다시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재고, 판매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커다란 한국의 OEM 업체들이 생산한 화장품이 외국의 유명한 회사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그 유명한 브랜드의 한국지사를 통하여 1년 가까이 아직까지 수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회사가 이러한 규제를 이해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한국 OEM업체에게 계속 OEM 생산을 의뢰할지 의문입니다. 그 외국회사는 아마도 일본 콜마에게 OEM 생산을 의뢰할 지 모릅니다. 엄청나게 힘들게 영업하여 외국 유명브랜드의 OEM 주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규제로 한국의 OEM 회사들이 성장하지 못한다면 국가와 기업 모두 커다란 손실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번째는 화장품을 수입하기 위한 화장품 서류요건 중 판매증명에 대한 것입니다. 현재 제가 알고 있는 화장품법, 시행규칙 어디에도 판매증명에 대하여 설명한 조항이 없습니다. 화장품에 대하여 판매증명을 제출하라고 하는 근본취지는 1987년 당시 국립보건안전연구원 특수독성과에서 (당시에는 이 과에서 수입화장품을 담당함) 화장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즉 생산국 및 기타국가에서 판매되고 있슴을 증명하여 이미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에 대하여 한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하여 판매증명제출을 요건화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즉 OEM회사의 경우 화장품 회사의 주문에 따라 만들었으며, 자국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은 제품을 제조하여 수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명 외국 화장품회사의 경우에도 신제품을 만들어서 전세계에 동시에 발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자국에서 판매하지 않은 제품을 전세계에 동시에 판매하는 경우입니다. 20년이 지나 시대가 바뀌어도 한참 바뀌었는데, 판매증명의 요건은 그대로 입니다. 판매증명의 요건은 1998년 “화장품제조업및제조(수입)품목허가등처리지침” 제4조(품목허가 신청등) 1항에서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규정을 근거로 하여 대외무역법 통합공고 상에 이 사항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현재 “화장품제조업및제조(수입)품목허가등처리지침”은 없어진 규정이며, 대외무역법 통합공고상에는 그대로 그 판매증명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통합공고라는 것은 각 부처의 모든 규정을 통합하여 공고하여 널리 알려서 각 부처의 규정을 잘 이해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식약청의 규정에도 없는 내용이, 타 부처의 대외무역법에는 판매증명에 대한 정의가 되어 있습니다.  그 대외무역법 통합공고상에서 정의된 판매증명에 대한 내용은 정작 식약청의 화장품 어느 규정에서도 판매증명에 대한 내용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화장품 수입요건 중 판매증명, 제조증명 등에 대한 내용은 식약청에서 지침으로 만들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는 것이 어떨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판매증명이란 제조국의 정부, 공공기관, 관련협회 또는 상공회의소가 발행한 제조소명 및 제품명이 명시되고 제조국 또는 기타국가에서 판매 또는 판매될 예정임을 증명하는 증명서로서, 신청하는 품목이 여러국가에서 동일한 품질로 제조되는 경우 모회사의 판매증명서로 갈음할 수 있다”로 지침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네번째는 화장품기준및시험방법과 더불어 화장품 제조번호별로 실험하는 것에 대한 내용입니다.  즉 현재 화장품 기시법에 따라 모든 제조/수입화장품에 대하여 제조번호별로 품질검사를 하여 적합한 제품에 대하여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화장품법이 약사법으로부터 독립한지 이제 8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화장품을 약과 동일하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약의 경우 단일품목 다량으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으며, 인사사고 등을 우려하여 제조번호별로  품질검사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화장품의 경우 인사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적으며, 여성들의 필수품입니다. 즉 품질검사 이전에 화장품에 문제가 있거나, 화장품을 사용하여 트러블이 나면 소비자들이 그 제품 사용하지 않고 불매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에 대한 기시법의 내용량검사, pH검사, 중금속검사 ( 현재는 중금속의 경우 부적합이 거의 없슴)는 소비자의 안전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만일 화장품 품질에 문제가 있다면 그 화장품은 시장에서 사장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시법은 규정으로서 존재해야 합니다.  기준은 정해서 관리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시법에 따라 제조번호별로 실험을 해야 한다는 것은 다품종 소량품목인 화장품의 경우에는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과거에 다녔던 A 한국지사의 경우 10,000 품목이 넘는 화장품에 대하여 5개씩 샘플을 제출하여 매번 수입할 때마다 품질검사를 해야 하므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품질검사로 소모되고 있는 것입니다. 제조회사의 경우도 동일하게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있는 것입니다. 먹은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경우 최초에만, 정밀검사라는 것을 하여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때에 따라서 문제가 발생시 또는 Random하게 품질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즉 먹는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1년에 약 1-2 번정도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제조번호(Lot   No)가 상이한 화장품에 대하여 매번 품질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하여 필자는 다시 한번 건의드리고 싶습니다. 화장품 품질검사에 대한 기준과 시험방법은 그대로 존속을 시키되, 품질검사는 최초 제조 또는 수입시에 만 시행하고, 때에 따라 Random하게 제품을 수거하여 품질검사를 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건의를 드리는 바입니다. 

 제가 화장품 관련 전문지의 요청으로 자주 이러한 부류의 기사를 쓴 기억이 있습니다. 어떤 때에는 관련 공무원에게 많은 질책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개혁해야 합니다. 바뀌어야 합니다. 변화해야 살 수 있습니다. 정부도 살고 기업도 살고………. 제가 상기와 같이 현실에 맞지 않는 몇가지 규제에 대하여 말씀드린 것은 관련 공무원도 그러한 관련 업무로 밤 10시까지 넘어서 고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규제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많은 분들이 10시 넘어서 고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기업도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어서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상기와 같은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에 대하여 “제조/수입화장품등 관리규정”을 지침으로 만들어서 글로벌 경쟁력에 맞도록 현 규제를 완화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하여 “제조/수입화장품등 관리규정”의 지침을 규정하도록 건의하고자 합니다.  즉 현재 화장품법 제5조(제조업자 및 수입자의 의무 등)을 근거로 하여 별도의 “제조/수입화장품등 관리규정” 고시 또는 지침을 만들어서 상기 문제점에 대하여 규정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규정은 실제로 기업의 활동을 저해하기 위하여 만드는 새로운 규정이 아니라, 기업의 활동을 넓히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하여, 현재 규제하고 있는 사항에 대하여 정의를 만들고, 규제를 완화하여 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사항에 대하여 규제를 완화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규제를 한 개 더 만든다고 한다면 제조업체/ 수입업체 모두 반대를 하겠지만, 이러한 규정의 경우 규제완화의 내용을 담은 새로운 규정이므로 식약청, 제조업체, 수입업체 모두가 찬성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1999년 규제개혁위원회에서는 보건복지부 및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정비대상 규제대상 총 1,033건 중 100건 (9.7%)과 개선완화 75건(7.3%)등 총 175건에 대하여 규제를 개혁하였습니다. [규제개혁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제 10년이 지났습니다.  또다시 규제대상에 대하여 정비를 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영원한 기업은 없습니다. 한때 잘나가던 소니도, 미국의 대표기업인 GE도 위기입니다. 변화해야 합니다. 개혁해야 합니다. 영원한 규제도 없습니다. 변해야, 변화해야 기업도, 정부도 살 수 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개혁해야 합니다. 

2007년 12월 20일  코스매틱컨설팅 대표 김기정